안토니 마리아르레나의 『그들이 없으면 세상은 조용할 것이다』. 책 제목부터 심상치 않죠? 제목만 보면 왠지 으시시한 스릴러 소설 같지만, 실상은 `소수자`들의 목소리, 그들의 삶과 투쟁을 조명하는 묵직한 책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엔 제목이 좀 과장된 게 아닌가 싶었어요. 세상이 정말 그렇게 조용해질까? 하지만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그 `조용함`이 얼마나 끔찍하고, 동시에 얼마나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역사 속 숨겨진 이야기, 특히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에 늘 관심이 많았는데 이 책은 그런 제 호기심을 십분 만족시켜주고도 남았습니다.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하나하나 사건의 실체를 파헤쳐나가는 듯한 묘미가 있었어요.
책에서 다루는 소수자의 범위가 굉장히 넓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장애인이나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 출신, 특정 종교를 가진 사람들, 심지어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까지도 폭넓게 포함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특히 `다름`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억압에 대한 부분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대학 시절에 한 동아리 활동을 했었는데, 그곳에서도 조용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죠. 그들의 고민을 깊이 들어주지 못했던 제 모습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습니다. 그때 제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면, 그들의 목소리를 좀 더 경청해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리아르레나의 글쓰기 방식도 흥미로웠습니다. 단순히 사실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각 소수자 그룹의 이야기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책에 나오는 여러 사건들은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문제점들을 보여줍니다. 저는 특히 `역사의 숨겨진 이야기`에 대한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진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이 책은 그 `숨겨진 이야기`를 파헤침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편향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있는지 일깨워줍니다. 제가 좋아하는 역사 다큐멘터리 채널에서도 종종 이런 이야기들을 다루는데, 이 책은 그러한 내용들을 훨씬 더 깊이 있고 다양한 관점에서 보여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소수자`라는 개념 자체의 모호함이었습니다. 누가 소수자인가? 어떤 기준으로 소수자를 구분해야 하는가?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질문 자체를 던짐으로써, 우리 스스로가 `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려야 함을 강조합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이 그러한 사회를 만드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소한 일부터라도 실천해야겠죠. 가령,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 편견에 찬 말을 하지 않는 것 등 말이죠. 🤔
마지막으로, 이 책은 단순히 `소수자`의 문제를 다루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가 어떤 면에서는 `소수자`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 각자는 고유한 경험과 생각을 가진 개인이며, 때로는 다수의 압력에 굴복해야 할 때도 있고, 반대로 다수의 의견에 반대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도 있죠. 이 책은 이러한 삶의 역설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질문하게 만듭니다.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앞으로 제 삶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이 책이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