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층 이동의 허상과 현실: 꿈과 현실의 간극
솔직히 말해서, ‘나는 개천에서 왔다’라는 책 제목 처음 봤을 때, 저는 좀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뭔가 ‘성공 신화’ 스토리 같은 느낌이랄까? 저는 개인적으로 ‘개천 용’ 이야기, 좀 식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요즘 시대에 ‘개천’ 이라는 단어 자체가 좀 애매하잖아요. 과연 지금 시대에 ‘개천’ 이 뭘 의미하는지, 그 개념 자체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대학교 때 사회학 수업을 들으면서 계층 이동성에 대한 연구 논문들을 많이 접했는데요, 대부분의 연구 결과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계층 이동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더라고요. 특히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성공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윤형주 저자의 이야기가 ‘개천 용’ 스토리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요. 저자의 경험은 분명 성공 스토리이지만, 그 성공을 이룬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특수한 상황’ 들이 작용했는지, 그리고 그 ‘특수한 상황’ 들이 얼마나 ‘일반화’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죠. 저는 제 친구의 이야기를 떠올려봤어요. 친구는 ‘개천’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지만, 사실 친구 아버지는 중소기업 사장님이었고, 어머니는 교사셨어요. 그 친구가 ‘개천’ 출신이라고 말하는 건 어쩌면 그 ‘개천’의 기준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면일 수도 있겠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개천’ 과 실제 ‘개천’ 이 다르다는 거죠. 🤔
저는 이런 점에서 윤형주 저자의 이야기가 ‘개천 용’ 신화를 넘어 계층 이동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향한 끈기와 노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끈기와 노력’ 이라는 단어 속에 숨겨진 사회적 자본과 기회의 불균형 문제는 여전히 우리가 직면해야 할 중요한 과제죠.
2. 성공의 요인 분석: 개인의 노력 vs. 사회적 자본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성공을 ‘끊임없는 노력’ 덕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는 조금 더 ‘구체적’ 으로 성공의 요인들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노력’ 이라는 단어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저자의 경험에는 ‘운’ 또는 ‘특별한 기회’ 같은 요소들이 상당히 많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예를 들어, 저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이러한 ‘운’ 이나 ‘특별한 기회’ 는 사실 사회적 자본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죠. 사회적 자본이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관계망과 그 관계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말하는데요, 저자의 경우 그 사회적 자본의 힘이 상당히 컸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는 한 친구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그 친구는 가정 환경이 어려웠고, 주변에 도와줄 사람도 없었죠. 그 친구의 ‘노력’ 은 저자만큼 대단했을지도 모르지만, 그 친구에게는 저자처럼 ‘기회’ 가 주어지지 않았어요. 이처럼 ‘개천 용’ 이야기는 개인의 노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을 가리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저는 이 책을 통해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공정한 경쟁 환경과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개천’ 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책을 ‘성공의 비결’ 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 보다는 한 개인의 삶의 여정과 그 여정 속에 드러나는 사회적 맥락에 대한 깊은 성찰을 촉구하는 책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성공 스토리 속에는 단순한 ‘개천 용’ 이야기 이상의 것이 숨겨져 있고, 그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에 대한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비판이라고 볼 수 있죠.
3. ‘개천’ 담론과 사회적 책임: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솔직히 말해서, ‘개천 용’ 담론은 때로는 불편해요. 마치 개인의 노력만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개인의 책임’ 으로 돌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거든요. ‘나는 개천에서 왔다’ 역시 이런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히 ‘개인의 성공 스토리’ 만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 에 대한 고민을 함께 제기한다는 점이죠. 저자는 자신의 성공을 이룬 뒤에도 꾸준히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고, 그 활동 자체가 이 책에 담긴 또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어요.
저는 ‘개천’ 담론을 넘어 우리가 정말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을까?’ 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개천 용’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개천’ 을 만드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해요. 그것은 아마 교육 개혁, 사회적 안전망 강화, 경제적 불평등 해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개천에서 나온 사람’ 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구조적인 변화를 꾀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의 성공 담론 뒤에 숨겨진 ‘숨은 노력’ 들과 ‘희생’ 들을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개천 용’ 스토리 속 주인공 뒤에는 언제나 주인공을 묵묵히 지지하고 응원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숨은 노력과 희생 역시 우리가 함께 기억하고 존중해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