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프롬의 『인간의 지혜』. 제목만 봐도 뭔가 엄청난 지혜가 쏟아질 것 같은 느낌, 아시겠어요? 저도 처음엔 그랬거든요. 마치 무협지에서 초고수가 전수해주는 비급 같은 느낌? 근데 막상 읽어보니… 음…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어요. 책 전체가 엄청난 지혜의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게 아니라, 차분하게, 때론 날카롭게 현대인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 같은 느낌이랄까요. 프롬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지혜, 뭔가 엄청난 비밀이나 특별한 기술 같은 걸 말하는 게 아니었어요. 그가 말하는 지혜는 훨씬 더 일상적이고, 때론 고통스럽고, 하지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었죠.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얼마나 `자유`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는지 깨달았어요. 프롬은 자유를 단순히 규칙이나 제약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보지 않아요. 진정한 자유는 책임과 의무를 수반하는 것이라고 말하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는 게 자유가 아니라,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저는 예전에 엄청난 자유를 만끽한다고 생각했어요. 회사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았으니까요. 하지만 그 `자유`는 사실은 무책임함으로 이어졌고, 결국에는 불안과 공허함만 남겼죠. 프롬의 말처럼 진정한 자유는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는 그런 용기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또 인상 깊었던 부분은 `생산성`에 대한 프롬의 비판이었어요. 요즘 사회는 생산성, 효율성을 엄청 강조하잖아요? 마치 인간의 가치를 생산성으로 측정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프롬은 생산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 오히려 인간을 소외시키고, 행복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해요. 저는 이 부분에 완전히 공감했어요. 예전에 제가 프리랜서로 일할 때, 끊임없이 일하고, 생산성을 높이려고 애썼던 기억이 나요. 그때는 마치 기계처럼 움직였고, 정작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죠. 프롬의 말처럼, 생산성만 쫓다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랑`에 대한 프롬의 해석이었어요. 프롬은 단순한 감정이나 쾌락을 넘어서는, 성숙한 사랑의 개념을 제시해요. 그것은 상호적인 관계, 책임감, 성장을 포함하는 것이죠.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예전에는 사랑을 단순한 감정, 혹은 소유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프롬의 말처럼, 진정한 사랑은 훨씬 더 깊고, 넓으며, 끊임없는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요즘 저는 주변 사람들과 더 진솔한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이 책이 모든 문제에 대한 만능 해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에요. 프롬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을 수 있고, 그의 철학을 실천하는 것이 항상 쉬운 것도 아니죠. 하지만 이 책은 우리 자신과 세상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줘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진정한 행복과 지혜를 찾아갈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 줄 거예요. 저는 이 책을 통해 제 삶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고, 더 성숙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여정을 계속 해나갈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도 `지혜`에 목마르다면,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