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눈으로 바라본 조선의 현실..
조선에 만세 운동이 일어나기 전 해 겨울, 동경 W대학 문과에 재학하며 학기말 고사를 준비하던 나는 갑자기 귀국하게 되었다. 늘 앓던 아내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기차 시간까지 여유가 있었으므로, 단골 카페로 정자(靜子)를 찾아 갔다.(여기서 정자는 일본어로 시즈코이다.)나는 그녀를 앉혀 놓고 술을 마시고 목도리를 선물한다. 나는 아내가 죽어 간다는 소식을
받고도 이렇단 충격도 없었다. 그럭저럭 시간이 되어 하숙집을 들러 정거장에 나갔더니 시즈꼬가 기다리고 있었다. 차 속에서 그녀에게 선사받은 보자기를 끌러 보니, 술병과 먹을 것에 편지가 있었다. 나는 그녀를, 영리한 계집애이므로 동정할 만하며, 카페의 접대부로서는 아깝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으나, 한 번도 그 이상 어떻게 해 보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정자는 나의 이러한 생각에 불만을 토로했었다. 그리고 기차를 타고 가다가 도중

나는 근대소설을 읽긴하지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우리의 근대소설의 경우는 일제 치하라는 어두운 현실과 가난에 찌든 불쌍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 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닌 작품도 있지만..
특히 염상섭의 만세전을 읽을 때는 조금 망설였었다. 왜냐하면 염상섭의 작품의 경우는 약간은 어둡고 이해하기가 난해안 것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표본실의 청개구리나 삼대와 같이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는 근대문학의 묘한 이끌림을 찾았다. 무엇이냐 하면 작가가 격었던 우리민족이 격었던 시대를 같이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움과 때론 분노도 느낄수 있었다.
만세전은 주인공이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따위를 설명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즉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3.1운동이 일어나기 전 서울과 동경을 배경으로, 한 지식 청년의 눈에 비친 사회상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글을 보면 기행문이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용을 간단히 보면 일본에 유학중인 `나`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