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리를 읽고 꺼삐딴리

‘꺼삐딴 리’라는 제목에서부터 힘이 느껴지는데, 꺼삐딴이란 ‘Captain` 즉, 최고를 뜻하는 우두머리를 러시아어로 발음한 것이다. 독특한 제목에 해방과 6.25를 전후한 배경은 충분히 읽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다. 꺼삐딴 리로 불리는 주인공은 이인국이라는 상업적인 외과의사이다. 의사의 본분을 잊고 권력과 돈을 쫓는 이기주의자로 등장하는 그는 시대에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하며 변해간다. 아마도 카멜레온은 그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일 것이다. 이인국은 환자를 경제정도를 판단해 진찰하거나 고위직의 일본 장교들은 가벼운 외상만으로도 직접 치료를 하는 등 이중성이 뛰어난 인물이다. 이 소설에서 이인국은 박사로 호칭되는데 아마 전혀 박사답지 않은 인물인 이인국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이 소설은 주로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그가 미국으로 떠나기 위해 미 대사관의 브라운과 만날 시간을 맞추려고 회중시계를 꺼내 보다가 30년 전 과거를